경매 낙찰 받은 날 —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째에 내 집이 됐습니다

입찰표를 넣는 손이 떨렸습니다.

법원 경매장에서 봉투를 제출하는 건 세 번째였습니다. 처음 두 번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습니다. 세 번째도 안 되면 경매를 그만둘까 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제가 경매 낙찰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기록합니다. 낙찰가를 어떻게 정했는지, 입찰 당일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낙찰이 확정된 순간의 감정까지. 있는 그대로 적었습니다.

첫 번째 입찰 — 너무 낮게 써서 떨어졌습니다

처음 경매에 입찰한 날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물건을 고르고, 권리분석도 나름대로 했고, 현장도 다녀왔습니다. 준비를 다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은 건 입찰가를 정하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감정가가 얼마인지는 알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얼마를 써야 낙찰될 수 있을까”를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인터넷에서 “감정가의 60~70%면 된다”는 글을 봤습니다. 그래서 낮은 쪽으로 맞춰서 써냈습니다.

결과는 유찰도 아니고, 다른 사람이 낙찰 받았습니다. 제 입찰가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쓴 사람이 있었던 거죠.

그날 법원을 나오면서 느낀 건 “경매는 이론과 현장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넷 정보만 믿고 감으로 가격을 정하면 안 되겠다는 걸 첫 번째 실패로 배웠습니다.

두 번째 입찰 — 이번엔 너무 높게 써서 고민했습니다

첫 번째 실패 후 전략을 바꿨습니다.

같은 지역의 최근 낙찰 사례를 조사했습니다. 법원 경매 사이트에서 비슷한 물건들이 감정가의 몇 퍼센트에 낙찰됐는지 하나하나 확인했습니다. 이 작업만 며칠이 걸렸습니다.

조사해 보니까 제가 관심 있는 지역의 낙찰가율은 대략 감정가의 70~85% 사이에 분포하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입찰에서 제가 쓴 금액이 이 범위의 아래쪽이었으니 떨어진 게 당연했습니다.

두 번째 물건을 찾아서 다시 입찰했습니다. 이번에는 조사 결과를 반영해서 감정가의 80% 근처로 썼습니다.

그런데 또 떨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저보다 약간 더 높은 금액을 쓴 입찰자가 있었습니다. 아깝게 놓친 거죠.

두 번째 실패 후에는 솔직히 지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법원까지 오가는 시간, 권리분석에 들이는 에너지, 현장답사를 위해 반차를 내는 것까지. 한 번 입찰하는 데 쏟아야 하는 노력이 적지 않은데, 결과가 안 나오니까 의욕이 떨어졌습니다.

“한 번만 더 해보고, 안 되면 그만두자.” 그렇게 마음을 정했습니다.

세 번째 입찰 — 이번에는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세 번째는 물건 선택부터 달랐습니다.

앞의 두 번은 인기 있는 지역의 물건을 노렸습니다. 경쟁자가 많을 수밖에 없는 물건이었죠. 세 번째는 관심을 덜 받는 물건을 골랐습니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였습니다. 재건축이라는 단어만 들으면 좋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재건축조합과의 협상, 추가분담금, 이사 시기 불확실성 같은 복잡한 문제가 따라붙습니다. 많은 입찰자들이 이 복잡함 때문에 피하는 물건이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그 점을 노렸습니다. 경쟁자가 적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입찰가도 두 번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정했습니다. 너무 낮으면 또 떨어지고, 너무 높으면 나중에 후회합니다. 감정가의 70~80% 사이에서, 내가 이 가격에 낙찰받으면 후회하지 않을 금액을 계산했습니다.

계산 방법은 단순했습니다. “이 금액으로 낙찰받아서, 나중에 입주하거나 재건축이 진행됐을 때, 손해를 안 보려면 최대 얼마까지 써도 되는가?” 이 기준으로 상한선을 정하고, 거기서 약간 아래로 입찰가를 적었습니다.

경매 낙찰 당일 — 법정에서 일어난 일

입찰일 아침, 겨울날씨 답게 추웠지만, 춥지 않았습니다.

날짜에 맞춰 회사는 반차를 내고 대전에 있는 지방법원에 도착해서 경매 법정에 들어갔습니다. 세 번째 오는 곳이니까 이제는 길을 헤맬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긴장감은 처음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더 긴장됐을 겁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정했으니까요.

입찰 봉투를 제출하고 자리에 앉아서 기다렸습니다. 법정 안에는 다른 사람들도 앉아 있었습니다. 제가 넣은 물건에 관심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봉투를 넣었는지 안 넣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냥 다른 물건 때문에 앉아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요.

제 물건 순서가 왔습니다.

집행관이 봉투를 열기 시작했습니다. 입찰자는 저를 포함해서 2명이었습니다.

첫 번째 봉투가 열렸습니다. 금액이 불렸습니다. 그 순간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했습니다. “저 금액이면 내가 이길까, 질까?”

두 번째 봉투, 제 봉투가 열렸습니다.

제 금액이 더 높았습니다.

“낙찰!”이라는 말이 들렸을 때, 솔직히 바로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진짜?” 하는 생각이 먼저였습니다. 기쁨보다 안도감이 더 컸습니다.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째에 된 거니까, “드디어 끝났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낙찰 직후 — 기쁨보다 먼저 온 것

법정을 나와서 복도에 서 있는데, 갑자기 현실이 밀려왔습니다.

“이제 잔금을 내야 한다.”

낙찰을 받았다는 건, 그 금액을 실제로 지불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낙찰가의 일부는 보증금으로 이미 냈지만, 나머지 잔금을 기한 안에 납부해야 합니다. 이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 대출은 가능한지, 서류는 뭘 준비해야 하는지. 기쁨과 동시에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에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 물건은 재건축 대상이었기 때문에 재건축조합과의 협상이라는 큰 과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낙찰은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그래도 법원을 나오면서 아내에게 전화했습니다.

“됐어. 낙찰 받았어.”

전화기 너머로 들린 아내의 반응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잠깐 조용하더니 “진짜? 정말 되네?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거야” 궁금한게 많은 모양입니다. 이것저것 두서없이 물어보더라고요.

경매 낙찰까지 오면서 깨달은 것

두 번의 실패와 한 번의 성공을 거치면서 배운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 첫 번째 입찰에서 낙찰 받을 거라고 기대하지 마세요. 저도 처음엔 “한 번에 되겠지” 했습니다. 안 됩니다. 처음 한두 번은 시장의 온도를 재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세요.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게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생깁니다.

둘째, 낙찰가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정해야 합니다. 같은 지역의 최근 낙찰 사례를 최소 10건 이상 확인하세요. 그러면 대략적인 낙찰가율 범위가 보입니다. 그 범위 안에서 “이 금액이면 낙찰 못 받아도 후회 없다”는 선을 정하세요. 이 작업이 번거롭지만, 이걸 안 하면 매번 감으로 써야 하고 그러면 매번 불안합니다.

셋째, 경쟁이 적은 물건을 노리세요. 모두가 좋아하는 물건은 경쟁이 치열합니다. 저는 재건축이라는 복잡함 때문에 다른 입찰자들이 피하는 물건을 골랐고, 덕분에 2명만 경쟁하는 상황에서 낙찰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복잡함은 나중에 제가 감당해야 했지만, 적어도 경매 낙찰 단계에서는 유리한 전략이었습니다.

넷째, 낙찰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낙찰 받는 순간은 짜릿하지만, 그 뒤에 잔금 납부, 대출 실행, 명도, 그리고 제 경우에는 재건축조합과의 협상까지 해야 합니다. 낙찰가를 정할 때 이 후속 과정의 비용과 리스크까지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께

경매에 관심은 있는데 “나도 할 수 있을까” 망설이고 계신 분이 있다면,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입찰에서 떨어져도 괜찮습니다.

저도 두 번 떨어졌습니다. 첫 번째는 너무 낮게 써서, 두 번째는 아깝게 놓쳐서. 그런데 그 두 번의 실패가 있었기 때문에 세 번째에는 물건 선택도, 입찰가 산정도, 심리적 준비도 훨씬 나아져 있었습니다.

경매는 한 번에 되는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한 번씩 할 때마다 분명히 늘어나는 게 있습니다. 법원이 익숙해지고, 등기부등본이 눈에 들어오고, 입찰가를 정하는 감각이 생깁니다. 이건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입니다.

45세에, 경매 경험 전혀 없이, 인터넷 검색만으로 시작한 직장인도 했습니다.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째에 해냈습니다.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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