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경매로 내 집 마련하기까지 — 6개월 전체 기록

일반 매매로 집을 산 적이 있습니다. 몇 년이 지나고, 두 번째 집은 경매로 마련했습니다.

45세, 직장인, 경매 경험 전혀 없음. 이 상태에서 시작해서, 약 6개월 만에 경매로 내 집 마련에 성공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6개월의 전체 여정을 월별로 정리합니다. 무엇을 먼저 했는지, 어디서 막혔는지, 어떻게 넘어갔는지. 이전에 쓴 글들에서 각 단계를 자세히 다뤘지만, 이번 글에서는 전체 그림을 한눈에 보여드리려 합니다.

경매를 시작하려는 분이 “나는 지금 어디쯤 있고, 앞으로 뭘 해야 하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개월 차 — 경매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시작은 막연한 관심이었습니다.

“경매로 집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듣고, 인터넷 검색부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경매란”, “경매 초보 시작”, “경매 위험한가” 같은 키워드를 검색하며 기본 개념을 익혔습니다.

이 시기에 한 일은 딱 두 가지였습니다. 유튜브 영상 보기와 법원 경매 사이트 둘러보기.

법원 경매정보 사이트(courtauction.go.kr)에 처음 들어갔을 때, 물건 목록을 보면서 “이렇게 많은 집이 경매로 나와 있구나” 하고 놀랐습니다. 동시에 “감정가”, “최저매각가격”, “매각기일” 같은 용어가 전부 낯설어서 막막했습니다.

이 시기의 교훈은 하나입니다. 처음 한 달은 공부하는 달입니다. 바로 입찰하려고 서두르지 마세요. 용어에 익숙해지고, 경매의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 데 한 달은 필요합니다.

2개월 차 — 처음 법원 경매장에 갔습니다

온라인으로만 보던 경매를 직접 보러 갔습니다.

입찰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냥 경매장이 어떤 곳인지, 어떤 분위기인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회사에 반차를 내고 법원을 찾아갔습니다.

경매 법정이 어디인지 몰라서 안내 데스크에 물어봤습니다. 법정에 들어가니까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입찰 봉투를 제출하는 사람들, 결과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 사람들. 그 분위기를 직접 느끼고 나니까 “이건 진짜구나” 하는 실감이 왔습니다.

이 시기에 동시에 한 일이 있습니다. 물건 유형을 아파트로 고정하고, 관심 지역을 2~3곳으로 좁혔습니다. 범위를 좁히니까 비로소 개별 물건을 분석할 수 있게 됐습니다.

3개월 차 — 첫 번째 입찰, 그리고 첫 번째 실패

드디어 첫 입찰에 도전했습니다.

입지가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찾았습니다. 권리분석도 나름대로 했고, 현장답사도 다녀왔습니다. 입찰가를 정해서 법원에 봉투를 넣었습니다.

결과는 탈락.

인터넷에서 본 “감정가의 60~70%면 된다”는 정보를 믿고 낮게 썼는데, 다른 입찰자가 훨씬 높은 금액을 써냈습니다. 인터넷 정보만 믿으면 안 된다는 걸 첫 실패로 배웠습니다.

그날 법원을 나오면서 두 가지를 결심했습니다. 하나, 같은 지역의 최근 낙찰 사례를 반드시 조사할 것. 둘, 다음 물건은 더 신중하게 고를 것.

4개월 차 — 두 번째 입찰, 아깝게 놓치다

첫 번째 실패 후 전략을 바꿨습니다.

같은 지역의 최근 낙찰 사례를 10건 이상 조사했습니다. 낙찰가율이 대략 70~85% 사이에 분포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 범위 안에서 입찰가를 정했습니다.

두 번째 물건을 찾아서 입찰했습니다. 이번에는 감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격을 썼습니다.

또 떨어졌습니다. 저보다 약간 더 높은 금액을 쓴 입찰자가 있었습니다. 아깝게 놓쳤습니다.

솔직히 이때 지쳤습니다. 법원까지 오가는 시간, 권리분석에 들이는 에너지, 현장답사를 위해 반차를 내는 것까지. 한 번 입찰에 쏟는 노력이 적지 않은데 결과가 안 나오니까 의욕이 떨어졌습니다.

“한 번만 더 해보고, 안 되면 그만두자.” 그렇게 마음을 정했습니다.

5개월 차 — 세 번째 입찰, 드디어 경매 낙찰

세 번째는 물건 선택부터 달랐습니다.

인기 있는 물건 대신 남들이 피하는 물건을 골랐습니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였습니다. 재건축조합 협상, 추가분담금, 입주 시기 불확실성 때문에 많은 사람이 피하는 물건이었습니다. 경쟁자가 적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입찰가는 감정가의 70~80%로 정했습니다. “이 가격에 낙찰받으면 후회하지 않을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했습니다.

입찰일, 법원에 갔습니다. 봉투를 넣고 기다렸습니다. 제 물건 순서가 왔고, 봉투가 열렸습니다. 입찰자는 저를 포함해서 2명이었습니다.

제 금액이 더 높았습니다. “낙찰!”

기쁨보다 안도감이 먼저 왔습니다.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째에 된 거니까, “드디어 끝났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법원을 나와서 아내에게 전화했습니다. “됐어. 낙찰 받았어.”

그런데 낙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습니다.

5~6개월 차 — 낙찰 후 잔금, 대출, 그리고 명도

낙찰 직후부터 시계가 돌아갔습니다. 정해진 기한 안에 잔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대출 과정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당시 저는 퇴직 후 공백기간을 거쳐 재취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일반적인 소득증명만으로는 은행 심사가 쉽지 않았습니다. 여러 은행에 동시에 상담을 받으면서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게다가 은행 대출 한도만으로는 잔금에 약 500만 원이 부족했습니다. 결국 캐피탈 대출을 추가로 받았습니다. 금리는 약 연 8.9%. 은행보다 높았지만, 잔금 기한을 넘기면 보증금을 날리는 상황이었기에 현실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잔금을 납부하고 소유권 이전을 마친 뒤에는 명도라는 과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기존 점유자와의 협의, 재건축조합과의 관계 정리. 이 과정에서도 예상 못한 일들이 있었지만, 하나씩 넘어갔습니다.

6개월의 여정을 한눈에 보면

전체를 돌아보면 이런 흐름이었습니다.

1개월 차: 경매 기초 공부. 용어 익히기. 법원 사이트 둘러보기.

2개월 차: 법원 경매장 첫 방문. 물건 유형(아파트)과 지역 고정.

3개월 차: 첫 입찰, 첫 실패. 입찰가를 너무 낮게 써서 탈락.

4개월 차: 두 번째 입찰, 두 번째 실패. 아깝게 놓침. 낙찰 사례 조사의 중요성 체감.

5개월 차: 세 번째 입찰. 경쟁 적은 재건축 물건 선택. 감정가의 70~80%로 낙찰 성공.

5~6개월 차: 은행 + 캐피탈 혼합 대출로 잔금 납부. 소유권 이전. 명도.

6개월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경매에 집중한 시간”은 이보다 짧습니다. 직장 다니면서 틈틈이 한 거니까요. 퇴근 후 밤에 물건을 검색하고, 주말에 현장답사를 가고, 입찰일에는 반차를 내는 식이었습니다.

경매로 내 집 마련, 6개월을 돌아보며

이 여정을 통해 배운 것을 정리하면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처음 한 달은 공부에 투자하세요. 서두르지 마세요. 경매의 전체 흐름과 용어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둘째, 첫 입찰에서 떨어지는 건 당연합니다. 저도 두 번 떨어졌습니다. 떨어질 때마다 배우는 게 있습니다. 한 번에 되는 사람은 드뭅니다.

셋째, 물건 선택이 입찰가보다 중요합니다. 좋은 물건을 비싸게 사는 것보다, 경쟁 적은 물건을 합리적 가격에 사는 게 초보자에게는 훨씬 현실적입니다.

넷째, 대출은 입찰 전에 알아보세요. 낙찰 받고 나서 대출 상담하면 늦습니다. 특히 소득 이력에 공백이 있는 분은 더 일찍 움직여야 합니다.

다섯째, 경매는 혼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전문가의 도움 없이, 인터넷 검색과 법원 방문만으로 해냈습니다. 물론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 시행착오 자체가 가장 값진 경험이 됐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께

“경매, 나도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제 답은 이렇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단,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닙니다. 저도 6개월이 걸렸고,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째에 겨우 성공했습니다. 대출도 은행만으로 안 돼서 캐피탈까지 섞어야 했습니다.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해냈습니다.

45세, 경매 경험 전혀 없는 직장인도 했습니다. 특별한 사람이어서가 아닙니다. 포기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경매로 내 집 마련, 관심이 있으시다면 오늘 법원 경매 사이트에 한번 들어가 보세요. 물건 목록을 스크롤하는 것, 그게 첫 걸음입니다. 저도 거기서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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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의 각 단계를 자세히 보고 싶으시다면, 이 시리즈의 다른 글들도 함께 읽어보시면 전체 그림이 더 선명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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