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몽 전자책 수익
먼저 솔직하게 적습니다.
크몽에 제 전자책이 올라와 있습니다. 등록일은 2026년 3월 29일. 이 글을 쓰는 오늘까지 판매 건수는 0건. 수익도 당연히 0원입니다.
이런 걸 블로그에 굳이 써야 하나 싶기도 했는데, 안 쓰는 게 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인터넷에 “AI로 전자책 만들어서 월 300 벌었다”, “등록 첫 달에 100만 원 찍었다” 같은 글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 글을 보다 보면 마치 등록만 하면 다 잘 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면 그게 아닙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그래서 0원이라는 사실을 그냥 적기로 했습니다.
제가 만든 책에 대한 짧은 이야기
책 제목은 “45세, 경매로 내 집 마련하다”입니다. 제목 그대로, 부동산 경매로 직접 집을 산 경험을 정리한 책입니다.
원고는 AI의 도움을 받아 정리했고, 표지는 캔바로 만들었습니다. 디자인이라곤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어찌어찌 표지가 나왔습니다.
그걸 들고 크몽에 판매자 등록을 하고, 상품 설명을 쓰고, 승인 신청을 했고, 며칠 뒤 승인이 났습니다.
판매자 승인이 떨어진 날, 솔직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큰돈을 번 것도 아닌데 뭔가 해낸 것 같았습니다.
디자인도 모르고, 출판도 모르던 사람이 책을 한 권 만들어서 시장에 올렸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2주 정도면 한 권은 팔리지 않을까
등록을 마치고 나서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한 2주쯤 지나면 한 권은 나가겠지.’ 무슨 근거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그 정도면 누군가 보지 않을까 싶었던 겁니다.
2주가 지났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한 달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0건입니다.
그런데 마음이 이상하리만치 평온합니다
이 부분이 좀 이상하게 들리실 수도 있습니다. 보통 이런 글은 “정말 힘들었다”, “포기하고 싶었다” 같은 흐름으로 가야 그럴듯한데, 저는 그게 아닙니다. 솔직히 거의 안 힘들었습니다.
이유가 좀 있습니다.
전자책 한 권, 그것도 처음 만든 책이 등록하자마자 잘 팔린다는 건 — 생각해보면 좀 이상한 일입니다. 크몽에는 이미 수많은 전자책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 안에서 갓 등록한 신규 판매자의 책이 어떻게 검색 상단에 뜨겠습니까. 리뷰도 없고, 판매 실적도 없고, 알아보는 사람도 없는 책인데요.
마켓플레이스라는 데가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몰라요. 상품이 늘어나고, 리뷰가 쌓이고,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그제서야 판매라는 게 시작되는 구조입니다. 그걸 모르는 채로 첫 책 한 권 올려놓고 “왜 안 팔리지” 하면 그게 더 이상한 거죠.
저는 처음부터 첫 책 한 권으로 승부 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게 비현실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5~6권이 쌓이면 그때부터 마케팅을 합니다
지금 제 머릿속에 있는 그림은 이렇습니다.
전자책을 최소 5~6권은 만들 겁니다. 그게 모이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할 생각입니다. 책 한 권만 있는 판매자보다 다섯 권, 여섯 권 있는 판매자가 훨씬 신뢰가 갑니다. 사실 독자 입장에서도 그렇습니다. 첫 번째 책을 읽고 좋았다 싶으면 같은 사람이 쓴 다른 책을 찾아보게 되거든요. 그런데 다른 책이 없으면 거기서 끝입니다.
지금 두 번째 책 “AI 수익화 레시피”를 작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나오면 두 권이 됩니다. 그다음 세 번째, 네 번째도 이어서 만들 계획입니다. 5~6권이 모인 시점에 블로그, 유튜브 숏폼 같은 채널과 묶어서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돌릴 겁니다.
그러니까 첫 책이 안 팔리는 건, 제 계획상 자연스러운 단계입니다. 조급할 일이 별로 없는 거죠.
가족도 모릅니다
전자책을 만들었다는 걸 주변에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가족도 모릅니다. 그냥 조용히 혼자 진행하고 있는 일입니다.
뭐 대단한 이유가 있어서 숨긴 건 아니고, 그냥 결과가 나오기 전에 시끄럽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5~6권쯤 모이고 판매가 어느 정도 시작되면 그때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죠.
근데 말이죠, 수익이 0원인데도 저는 지금 이 상태를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기까지 온 게 어디냐 싶습니다.
전자책 만들겠다고 생각만 하는 사람이 백 명이라면, 진짜로 원고를 끝까지 쓰는 사람은 열 명도 안 될 겁니다. 그 열 명 중에서 크몽 같은 데 판매자 등록까지 마치고 상품을 시장에 올리는 사람은 또 몇 명 안 될 거고요.
저는 그 단계들을 하나씩 다 지나왔습니다. 책을 기획했고, 원고를 끝냈고, 표지를 만들었고, 등록했고, 승인받았고, 지금 판매되고 있는 상태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수익이 0원이어도 이 과정 자체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저한테는 이게 지금 단계의 성공입니다.
“AI로 월 300” 같은 말, 거짓말은 아니겠지만
인터넷에 넘쳐나는 “AI로 한 달에 몇백 벌었다”는 콘텐츠들 — 저도 많이 봤습니다. 그게 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진짜 그런 분들도 있을 겁니다.
다만 그 뒤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있었는지, 몇 권의 책을 거쳤는지, 얼마나 많은 시도가 있었는지는 잘 안 나옵니다. 결과만 보여주니까요. 그 결과만 보고 “나도 한 권 올리면 되겠네” 하고 시작하면 한 달 뒤에 0원을 보고 그만두기 십상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도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크몽에 올렸는데 한 건도 안 나간다. 블로그 시작했는데 방문자가 없다. 전자책 만들었는데 아무도 안 본다.
저는 그게 실패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시작 단계일 뿐일 수 있습니다. 저처럼요.
5~6권이 쌓일 때까지는 판매 숫자로 이 일을 평가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때 가서 다시 글을 쓰겠습니다. 그 글도 이 블로그에 그대로 올릴 겁니다. 잘 됐든, 잘 안 됐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