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법원 경매장에 갔던 날 — 아무것도 몰랐던 45세 직장인의 솔직 후기

대전지방법원, 처음 그 건물 앞에 섰을 때

법원 경매장 방문 후기를 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경매를 해보겠다고 마음먹은 것과, 실제로 법원 경매장 건물 앞에 서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었습니다.

저는 45세 직장인입니다. 경매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인터넷에서 본 몇 개의 글이 전부였습니다. 그런 제가 대전지방법원 법원 경매장에 가기로 한 겁니다. 혼자서요.

솔직히 말하면, 출발하기 전부터 긴장이 됐습니다. 법원이라는 곳 자체가 일상에서 갈 일이 없는 장소잖아요. 괜히 무겁고, 뭔가 잘못하면 안 되는 곳 같은 느낌. 그 두려움과 중압감을 안고 차에 올랐습니다.

상상했던 것과 전혀 달랐습니다

법원 건물에 도착하고 처음 느낀 건, 의외로 차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TV 드라마에서 본 법원은 항상 시끌벅적하고 긴장감이 넘치는 곳이었는데, 실제로 초입에 들어섰을 때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조용했습니다. 잠깐 “여기가 맞나?” 싶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까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서류를 들고 빠르게 이동하는 사람, 복도에서 전화 통화를 하는 사람, 무언가를 열심히 메모하는 사람.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사이에 서서, 아무것도 모른 채 두리번거리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세상에 온 것 같았습니다. 같은 건물 안에 있는데, 이 사람들은 이 세계의 규칙을 다 알고 있고, 저만 모르는 느낌이었어요.

경매 시작 시간, 그리고 당황했던 순간

그날은 입찰에 참여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처음이니까 경매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구경만 하자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경매가 어디에서 진행되는지를 몰랐습니다.

로비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어느 순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어딘가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경매 시작 시간이 임박하자 법정으로 움직이는 거였어요.

저는 당황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는 건지, 따라가도 되는 건지, 구경만 하는 사람도 들어갈 수 있는 건지. 아무것도 몰랐으니까요.

결국 사람들 뒤를 따라 법정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누가 막지는 않았습니다. 뒤쪽에 조용히 앉아서 경매가 진행되는 모습을 처음으로 봤습니다.

돌아오는 길, 두려움이 설렘으로 바뀌다

법원 경매장을 나서는 발걸음은 올 때와 전혀 달랐습니다.

올 때는 두려움과 중압감이었는데, 돌아가는 길에는 이유 모를 설렘이 밀려왔습니다.

“나도 할 수 있을까?”

“다음에 오면 입찰표를 직접 써볼 수 있을까?”

“저 사람들도 처음에는 나처럼 아무것도 몰랐겠지?”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걱정과 기대가 뒤섞인 묘한 감정이었어요.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습니다. 이 세계가 저와 무관한 곳이 아니라는 것. 평범한 직장인인 저도 여기에 발을 디딜 수 있다는 것.

그날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습니다.

지금 경매를 고민하고 있는 분께

만약 지금 경매에 관심은 있지만 선뜻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면, 저의 경험에서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입찰하지 마세요. 그냥 가서 보기만 하세요.

법원 경매장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신분증도 필요 없고, 돈을 낼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뒤에 앉아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저도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혼자 법원에 가서, 구경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한 번의 방문이 경매로 내 집을 마련하게 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대단한 준비가 필요한 게 아닙니다. 일단 한 번 가보는 것. 그게 전부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경매장을 반복해서 찾아간 이유 — 익숙해질 때까지 3번을 더 갔습니다 — 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경매의 전체 과정이 궁금하시다면 경매 시리즈 1-1: 45세 박민철, 절벽 앞에서 경매를 만나다를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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